카니발

『娘。』/오디션 2006. 12. 8. 13:02
혹시 이거 아시는가요?
내 또래의 사람들.
특히 창작가 지망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벽이 무엇인지.


저에게 있어 그건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는 겁니다.
내지는 유치함에 발끈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조할 수 있는 인내력입니다.
전 그게 모자라죠. 항상 치밀면 그대로 내뱉어버리니까.


항상 타인의 시선이라든가 객관성 같은 걸 의식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시니컬하게 바라봐 버리는 거에요.
허이구-멍청해---이런 건 너무 유치해--
사실은 그런 게 더 유치하다는 걸 더 깨닫기 위해선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하려나..어쩌면 평생 모를지도.
항상 필요 이상으로 포장하고 싶어하고 성숙해 보이고 싶어하죠.
아무튼 겉멋이라는 게 들어버려서
있는 그대로의 내 매력을 자신조차도 알지 못하게 되어가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아 오던 사람이라면
내가 '모닝구무스메'라는 그룹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생경할지도 몰라요.
싸구려틱하고 시끄러운 노래, 헨가오, 오버액션에 설정 가득한 모습..
사실 이런 걸 아주 못 참아 넘기는 인간이 나이기 때문이죠


딸들은 나에게 있어 카니발이었습니다.
항상 남에게 진지하고 특별해 보이도록 포장하고 싶었던 억압,
감정이든 돈이든, 그걸 쓰는 일에 항상 절제하고자 했던 억압,
언제나 모든 일에 객관적이고 공명정대하고자 했던 억압....
철저하게 계산된 상품에 의심없이 매료되는 대중으로서의 몰지각함을 버리려는 억압...
그걸 모두 벗어던지게 하는 존재들이지요.
그런 존재가 나와 같은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의미인지,
어떤 단어를 써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내일이면 8기 오디션 결과 발표날이네요.
제가 밀던 유우가 우는 샷 하나로 대세가 되어버린 게 웬지 언짢지만
유우와 스미레, 이 둘 정도면 어떨까...생각하고는 있습니다.
누가 들어오든 귀여워해줘야죠.
그리고 모무스도 앞으로 계속 빛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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