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구의 댄스오디션을 담당해온 나츠 마유미 선생이 좀처럼 춤을 따라오지 못하는 '호라구치 미사'에게 일침을 놓는 장면. 처음 이 사람(나츠선생) 봤을 때 포커페이스에 허스키한 목소리가 무섭겠구나~하는 느낌을 줬다. 근데 의외로 눈물이 많은 사람. 이 말을 하면서도 울먹인다. 6기 오디션에서 스가이 선생이 그랬듯 자신의 말에 스스로 욱~한 걸지도. 암만 봐도 저래서는 떨어질 텐데 시간은 얼마 없고 애는 죽어라 안 쫓아오고.. 얼마나 답답했겠어.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꽤나 와닿는 말이다. 지금...지금이라.
난 항상 '다음'으로 도망만 쳤다. 그래서 그 '다음'에서도 또 '다음'으로 도망쳐야만 했었지.
모닝구무스메는 1~2년을 주기로 한번씩 전국 단위로 신멤버 오디션을 개최한다. 지역예선 합격자가 최종적으로 며칠간 합숙을 하면서 당락이 결정된 후 신멤버로 가입되는 시스템. 즉 TV로 [나도 저 속에 끼고 싶어]라고 생각한다면 아주 꿈만은 아니라는 소리인데..오디션 과정과 결과는 여과없이 TV로 중계가 되는데 이게 꽤나 드라마다. 실화라는 가면을 쓴 드라마.
사실 말이 오디션이지 마코토의 말마따나 자신의 약해지는 모습을 만천하에 내보여야 한다는 건 얼마나 곤욕스러울까. 이제 겨우 13~15살 남짓 된 아이들이 심리적 부담을 가득 안은 채 오디션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 에그그..저 어린것들이 뭘 안다고. 하는 생각도 든다. 오디션 내내 보여지는 애들의 '마케나이 마케나이!(지지않아)' 기운이라거나 '겡끼데 잇끼마쇼(힘내서 가자)'라는 기운은 전형적인 일본식 열혈주의를 보는 듯해 살짝꿍 거슬리기도 한다. 그래도, 재미있지.
층쿠가 '에이스를 뽑겠다'고 했던 7기 오디션은 합격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나도 가끔 이 오디션을 보면서 가슴에 뭔가 맺히곤 한다. 애들이 너무 안해서.. 저렇게 해서야 뽑아주고 싶어도 못 뽑아주지. 5기의 콘노나 6기의 사유처럼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한데도 뽑혔던 멤버들에게는, 죽어라고 쫓아가려는 정열이 보였었다. 그녀들이 진정이었다면 7기 오디션 멤버들은..뭐랄까 그저 흉내라고 해야 하나? '대충 이렇게 하면 이래 보일까'라는 눈칫밥이 가득 떨어지고 있었다.
그래도 다들 노력했는데 안쓰럽기도 하군. (층쿠 역시 에이스를 찾는 오디션이 아니었다면 몇명 합격할 수 있었을 거란 '예의성' 발언을 했고) 하지만 볼 때마다 하는 생각은, 이들 중에 모닝구가 나오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결론.. 특히 츠지모토! 넌 기대했는데 어떻게 그런 태도로 오디션에 임할 수가 있는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