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때문에 반도가 이리 들썩 저리 들썩 했다.
원래 내 최애는 택연이고, 그나마 TV나오면 좋아라 하는 정도인데
이건 뭐 관심을 안 가지고 싶어도 네이트온 뉴스창 팔할이 얘 뉴스야..
역시 당장 내 월급에 영향 받지 않을 인천공항 매각건 등등보다 접근성이 높은 건
관심도 없던 아이돌인 거냐
스스로 썩소 한번 지어주고...

난 솔직히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요샌 아이돌들도 내숭이란 게 너무 없어서
필터링 제대로 안 되던 애들은 얘 말고도 많았다.
(아이돌 중 내 최애인 시카만 해도 내 주변 인물이면 뒷목 잡는다.
진짜 연예인이니 이뻐서 봐준단 말이 통하지...)


그 당시에만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모른척 무시하며 활동할 줄 알았지. 딱 그 정도 느낌이었다.
그런 걸 보면 얘도 참 남의 시선에 약한 성격인가봐 존심도 세고.


내 나름의 생각이라면- 
리드자(팬들이 쓰는 호칭이지만 왠지 나도 이게 맘에 들어서)의 언행은
철없었고, 힘든 때였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어느 정도 타고난 인성이 베이스로 깔려 있어야 나올 만한 내용이고.
(번역이 악의적이란 의견도 많은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이미 섹고가 글로도 인증해준 것이고)
명백한 상도덕 위반이기 때문에 예전같은 활동은 안녕히...안녕히.
..이지만 탈퇴나 미국행이라는 카드는 성급한 게 아니었나 싶다.
본인에게만이 아니라 네티즌에게도 이건 초강수였어.

어찌보면 참 탄복스럽기도 하다.
이것 봐, 벌써 어어 이게 아닌데..하며
줄을 옮겨 서는 사람들이 나오잖아?
솔까말 쟤가 탈퇴하고 미국 가는 안쓰러운 그림을 만들지 않았어도
사람들이 저렇게 동정하고 속을 들여다봐 줬을까? 
점차 한국에 정을 붙여 갈 무렵의 언행들은
마치 이제서야 발견되었다는 듯 튀어나와
딱 알맞게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기자님 대흥행이에요.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나는 리드자가 안쓰럽지 않으냐 하면 그건 아니다.
얼마나 가엾어. 4년간이나 피땀 흘려 노력해 겨우 쌓은 게
4일만에 무너졌다면.
누구나 중 2병 걸리는 시기는 있는 거고
철들고 나면 이불 속에서 하이킥할 흑역사일 것을.
전국적으로 유명인인 죄로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았지.
아아, 정말 정 많은 한국 사람들. 휴
비꼬는 것도 탄식도 아닌 그저 한숨.

내 머릿속의 이상적인 대처는
1. 당분간 리드자 빼고 오후두시 활동 재개
2. 넌 자숙하다가 심경고백 인터뷰 같은 걸 하고 솔로로 나와라!
3. 그것도 1,2년 안으로는 힘들다. 괜찮아, 너보다 더 큰 사고 치고도 활동 잘하는 애들 많다!
4. 차라리 좋은 기회일 수도 있어, 타고난 재능도 있는 거 같으니까 더 갈고 닦은 위에 드라마틱까지 깔린다면...

-이었는데, 암튼 이쪽 노선으로도 많든 적든
원데이에게 갈 타격은 피할 수 없다.
리드자가 어떤 성격인지 모르지만
순전히 본인 때문에 팀 전체가 맞게 될 이 사단에 면이 안 섰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래서는 안됐다고 나는 말하고 있는 거다.
힘들었겠지, 괴로웠겠지.
할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을 터다.
그렇지만 엄연히 리드자가 한 행동은 도피다.
어떤 의미론 본인 잘못을 본인이 지고 간 거라고도 볼 수 있지만
꿈을 가진 사나이라면 그렇게 짜져선 안 되잖암마, 라고 등짝을 치고 싶어지는 거다.
나머지 원데이는 또 뭐가 되니 이 쪼다 같은 놈아. 혼자 후련해지면 대수냐.
이건 뭐 남은 애들은 웃어도 울어도 그 이미지에 투명함 자체가 엄숴.
아이돌의 가장 큰 요소를 잃은 거지.


난 한국의 아이돌 팬덤이 꽤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눈멀지 않고는 사랑할 수 없는 걸까.
섹고가 달필 올리고도 붙잡아 주지 않았다고 욕먹고,
오후두시 전체가 보이콧을 당하는 작금의 사태엔 혀가 절로 차진다.
(참 야속한 맘 들게 여우같이 글을 쓰긴 했다)


재범이 얄밉기도 한데 좀 불쌍해.
탈퇴하고 시애틀로 쫓겨가다시피 한건 심했어.
네티즌들 좀 과하긴 했어.
근데 그건 그거고,
지금 팬덤이 아무리 떼를 쓴다고 해도
재범이가 다시 귀국해 투피엠 활동을 하기란 요원한겨
너등 진짜로 캄다운!
너네가 그러지 않아도, 내 생각엔 향후 5년 내로 복귀한다!
근데 절대 투피엠의 리드자로 돌아오진 않을 거라구
섹고도 미칠걸, 생각 같아선 그리하고 싶겠지만
그랬다간 정말 킹오브 언플에 등극할 텐데?
멀쩡히 미국 국적이라 군대 스킵했던 스티붕유도
아직까지 오지 말라며 욕해제끼는 인간들 천지다!
(그래...솔직히 아깝다)
기껏 엄마 품에 안긴 채 네티즌에겐 감정적 채무를 안겼는데
다시 그거 갚으러 오라고? 헐이다.



걍 좀 놔둬라.
빠도 까도 아닌 입장에서 이젠 정말 피로하다.
안쓰러우려던 마음 1g까지 말라 없어지겠다긔
그냥 이 말이 하고 싶어 쓰기 시작했던 글이다.

 

뻘한 마무리는 상콤하게 택연이.


그로디마
떠러져 떠러지라구
백언니 언니는 이미 충분히 가졌잖아요 부족한가요.
왜 괜시리 사서 괴로워하는지 나도 나를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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